아일랜드 신문기사 (2022.5.2.)
소셜 미디어에 자녀의 사진을 올리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소아과 의사 니암 린치 박사(Dr Niamh Lynch)는 디지털 아동 노동(digital child labour)을 멈추고, 아동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기고)
나는 페이스북에 가입하려면 초대를 받아야 했던 시절부터 페이스북을 이용한 '얼리어답터' 였다.
당시 나는 첫 딸이 태어난 순간부터 첫번째 생일까지 아이의 모든 여정을 공유했다. 전 세계에서 친구들과 친척들이 친절한 코멘트와 축복을 보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내 딸에 대한 칭찬을 듣게 되었다.
나는 당황했다. 그 사람은 나를 모를텐데 어떻게 내 딸을 알게 되었을까? 나는 페이스북 프라이버시 설정을 확인했고, 내 친구들뿐 아니라 친구의 친구까지 게시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즉, 수백명의 사람들이 내 딸아이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니 매우 불안했다. 나는 게시물을 삭제하고, 프라이버시 설정을 강화하고, 페이스북에 어떠한 아기 사진도 게시하지 않았다.
18년이 흘렀고 메타버스가 생겼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WhatsApp)은 가족의 사진, 밈, 농담,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로 매일 떠들썩하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일상생활은 친구 및 가족과 공유된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전 세계에 그들의 삶을 공유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다. 스마트폰과 앱이 등장하기 전, '셀피(selfie) 카메라'를 앞세운 성인들은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한 브이로그를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의 평범한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였다. 곧 이 브이로그는 수천 명, 심지어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갖게 되었다.
기업들은 인터넷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할 기회를 포착했다. 곧, 동영상 브이로그를 운영하는 가족은 제품을 홍보하게 되었고, 이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광고기회가, 브이로그 운영자들에게는 수익창출의 기회가 되었다.
나의 자녀들은 이러한 가족들의 재미와 익살을 열정적으로 팔로우했다. 대부분의 비디오는 무해한 내용이었지만, 부모가 아이들에게 장난을 치는 모습, 아이들이 겁먹거나 속상해하는 모습, 형제자매와 부모가 다투는 모습을 녹화해 '컨텐츠'로 업로드하는 것에 나는 불편함을 느꼈다.
그러는 동안,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는 메타버스(Metaverse)를 구축하고, 페이스북(Facebook)은 가족 휴가와 행사 스냅사진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계속 유지했다. 인스타그램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고향이 되었다. 인터넷과 함께 성장한 젊은 사람들은 그들의 모험을 더 예쁘게, 더 드라마틱하게 사진에 담았다.
이들 중 일부는 점점 더 많은 팔로워를 얻고 그들이 머무른 장소와 입은 옷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인플루언서’가 탄생했다. 인스타그램 초창기의 인플루언서들은 젊고 자유롭고 멋진 사람들이었다. 이제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정착하여 아기를 낳았으며, 때로는 아기가 이미지의 일부가 되었다. '브랜드'의 일부가 된 것이다. 이제 부모가 된 인플루언서 외에도 막 인플루언서가 된 부모도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부모 인플루언서'(여성이 지배하는 틈새 시장이기 때문에 종종 '맘 플루언서'라고도 함)는 자신의 삶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 양육의 기복, 소위 '육아 꿀팁'을 자주 공유한다. 이를 '나눔'이라고도 하며, 많은 부모들에게 위안과 정보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은 분위기 있는 고화질 사진 저장소였던 초창기와 달리 이야기, 릴(reels, 15초의 짧은 편집 영상), 인플루언서의 출현으로 하나의 시장이 되었다. 인스타그램의 '피드(feed)'는 광고와 후원 게시물로 얼룩져 있다. 모든 시장과 마찬가지로 숫자는 돈이다. 인플루언서의 팔로워, 상호작용과 좋아요, 콘텐츠 수가 많을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열렬히 반응하는 콘텐츠는 귀여운 아이들의 사진과 영상이다. 유투브와 마찬가지로 기업에서도 기회를 포착했다. 인플루언서들은 자녀가 특정 제품을 즐기고 좋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수천 명의 팔로워와 공유하고, 그 대가로 제품 자체 또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소셜 미디어 마켓플레이스가 실제 장소라면, 세 가지 유형의 가판대를 주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판매하는 상품만 있는 가판대, 아이들이 상품을 가지고 놀거나 상품의 모델이 되는 가판대, 그리고 아이들 자체가 상품이고 인파가 모여서 아이들을 구경하며 즐기는 가판대이다. 이상하고 불편한 시장이다.
그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전 세계의 아동이 노동을 하고 있다. 문제는 디지털 노동이다. 이는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일상화되었지만 아동을 이용하여 클릭, 조회수 및 좋아요를 얻거나 제품을 마케팅하는 것은 대상 아동에게 실제 영향을 미친다.
가장 큰 문제는 아동의 권리와 안전이다. 아동의 권리와 관련하여 두 가지 주요 문제가 있는데, 첫째가 아동의 동의 관련이다. 현재의 아동은 소셜 미디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이 나이가 들면 어떻게 될까?
아동은 사람들이 그 순간을 공유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까? 그리고 ‘내가 동의한 적이 있었나?’ 라고 묻게 될까?
어린 아동의 경우, 올바른 결정을 내릴 책임은 부모와 보호자에게 있다. 그리고 그들은 현재 원하는 것을 온라인에서 공유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권리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두 번째 문제는 아동의 사생활에 대한 권리이다. 아동이 떼쓰는 모습과 배변훈련을 하는 모습 등은 온라인에서 공유되는 인기 있는 콘텐츠이다. 그러나 이를 대중이 공개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분명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것이다. 공유되는 순간 '부모 인플루언서'는 자녀의 지울 수 없는 디지털 발자국을 만들게 된다. 이는 앞으로 몇 년 안에 그 아이에게 당혹감이나 괴로움을 줄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안전이다. 아동이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아지면 부모가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온라인에 게시된 이미지가 스크린샷으로 공유되고 매우 사악한 방식으로 조작될 수 있는 실제 위험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책임에는 세 가지 층이 있다. 첫째, 제품 판매와 사후관리(AS)에 이용되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입법이 필요하다. 둘째, 소셜 미디어 플랫폼 자체가 더 엄격한 아동 보호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시청자는 더 이상 아동의 권리와 안전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아동을 이용하는 계정 및 회사와 관계를 맺어서는 안된다.
이제 아동과 그들의 권리, 사생활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때이다.
디지털 아동 노동은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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